각맨 angleman
길따란 원통형의 쇠장치는 평생을 남을 도우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. 기계 속에선 원형톱니바퀴가 잘 돌아가도록 도와주거나 책장에선 선반을 받쳐주기도 합니다. 이런 인생이 지겨운지도 모르고 지내던 어느 날 몸에 작은 상처가 나니까 기계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. "이거다!" 자신의 매끈한 몸에 상처를 내고 더욱 파내서 쓸모없어 보이는 쇠장치가 되면 세계여행도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. 멋진 몸매를 위해 깔끔하게 상처를 내어 제역할을 못 하도록 각을 냈습니다. 앞으로 어떤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.